뱀띠 해 설날새벽에 읽는 <오래된 지혜>
-- 중국신화와 구룡산 살리기
우연찮게 ‘구룡산 살리기’ 운동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는데, 그 바람에 김선자 선생의 <오래된 지혜>(어크로스, 2012)를 재미(?)있게 읽었다.
심지어는 그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토대로 마을 청소년들과 ‘중국신화 속 자연 이야기’를 주고받았으니 김 선생에게 빚을 톡톡히 진 셈이다. (불현듯 우리 마을에 초청해서 직접 강연을 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 )
<오래된 지혜>, 이 책은 중국신화와 관련된 ‘학술성’ 보다는 ‘경향성’이 농후해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는 책이다. 곧 저자는 자연과 공감하고 공존하는 중국 소수민족의 신화를 길어 올려 최근 더욱 심각해진 자연 환경 파괴 현실을 치유하려고 한다. 책 속에 일관되게 흐르는 “우리가 최소한의 애정을 보여주는 한 자연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261쪽)는 저자의 신념이 뜨겁게 다가온다. 산이 인간을 낳았고, 신은 생태적 균형을 위해 인간을 흙으로 빚었고, 볍씨에도 영혼이 있고, 개구리는 사람에게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주고 비를 내리게 해서 농사일을 도와주는 고마운 존재라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절로 자연과 공감하게 된다. 이 ‘신화’라는 오래된 이야기 속에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되는 것이다.
최근 구룡산 사태를 경험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깨우치는 바도 많다. 도시 속에 외로이 남아 있는 섬과도 같은 구룡산에서도 소중한 ‘생태계(生態系)’의 이치를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구룡산은 두꺼비와 고라니 등 많은 생명들이 도시 속에서 살아나갈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서식처이다. 두꺼비가 살아가고 있어 아이들은 푸르른 영혼을 가꾸고 시민들도 안식을 얻는다. 또한 구룡산 숲은 각종 도시 환경 오염을 정화시켜 주는 허파 역할을 하는 곳이니 도시숲 구룡산이 훼손되면 생태계 한축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러면 구룡산을 살리려면 어떻게 할까. <오래된 지혜> 속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뒤를 돌아보면 답이 있다’고!
- 뱀띠 해 설날 뱀과 닮은 ‘구룡’산이 살아나길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