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통의 참 ‘착한' 추어탕집 | ||||||||||||||||||
싸면서도 맛있는 북문로 ‘남원골추어탕’이 우리마을에 온 사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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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검찰청 앞에 있는 ‘남원골 추어탕’은 구수하고도 깊고 진한 맛이 난다. 알고 보니 그 비결은 좋은 재료와 정성을 들이는 시간에 있었다. 들깨를 갈아서 짠 뒤 이를 국내산 추어와 삶은 시래기에 버무려서 재래식 가마솥에서 2~3시간 푹 고운 후에 하루를 냉동 숙성시켰다가 들통에서 30분가량 끓인 다음 뚝배기에 다시 요리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집 추어탕의 풍미는 ‘들깨-삶은 시래기-추어’의 조화, ‘가마솥’-‘들통’-‘뚝배기’로 이어지는 숙성의 미학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요리 방식은 남원식 추어탕을 계승한 것이다. 이집 요리사이자 주인장인 최규철 씨는 남원의 유명한 월매추어탕집의 친척으로서, 형님과 함께 그곳에서 추어탕 비법을 터득했다고 한다.(이 식당의 이름이 ‘남원골추어탕’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 같은 남원식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는 추어탕과도 다르며, 사골육수로 맛을 내는 추어탕과도 구별된다. 추어의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들깨만을 사용하고 먹기 좋으라고 가마솥에서 푹 고아진 추어를 곱게 간 다음 세심하게 가시를 제거해서 상에 올리기 때문이다. 가시를 얼마나 꼼꼼하게 없애는지 최 사장은 가끔씩 손님들로부터 의심을 받는다고 한다. 추어를 넣지 않은 것 아니냐고 말이다. 청주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착한’ 주인장 내외
최 사장 부부가 식당 자리로 처음 옮긴 곳은 용정동인데, 임대 관계로 새로운 곳을 모색하다가 청주지방검찰청 앞 도로의 현재의 위치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 자리를 선택한 이유는 이 가족과 운명을 함께 해 온 ‘가마솥’을 놓을 자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이집 ‘가마솥’은 북문로 시절부터 10여년 동안 최 사장 가족과 동고동락을 함께 해 온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마을에 새로 놓여진 그 ‘가마솥’에는 예전의 명성이 되살아나기를 바라는 최사장 부부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져 있는 것 같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이 환절기에 더위로 지쳐 있는 육체를 ‘추어탕’ 한 그릇으로 보양하면서 참 ‘착한’ 주인장의 염원에도 기운을 불어넣어주면 어떨까? 추어는 예로부터 ‘(달고 자극적이지 않아) 기운을 북돋아주는 음식(鰍魚甘平能益氣)’이었으니 말이다.
글·사진 조현국 johkuk1@gmail.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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