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효상의 <건축, 사유의 기호>(돌베게, 2004)에서
좋은 건축은 좋은 삶을 만들지만 나쁜 건축은 나쁜 삶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좋고 나쁨이 화려함과 초라함에 있는 것을 결코 아니다. 오히려 화려한 건축 속에서 삶의 진실이 가려져 허황되고 거짓스러운 삶이 만들어지기 십상이며 초라한 건축에서 바르고 올곧은 심성이 길러지기가 더 쉽다.
집을 짓는다는 뜻은 바로 삶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건축의 평면도라는 그림은 이를 분명하게 설명한다. 집 안에서 일어남직한 행위들을 추정하여 그 행위를 담는 공간을 정하고 사용자의 수를 예측하여 크기를 결정한 후 그 순서를 정해 조직하면 평면도가 되며, 이 평면도 속에서 살게 되는 우리는 싫든 좋든 그 평면 조직의 규율을 학습하며 적응해 나간다.
평면도는 ‘본다’일까, 아니면 ‘읽는다’일까?(고궁의 평면도 관찰과 관련하여/ 고궁 조감도에서 읽어낼 수 있는 중국인들의 사유?)
“이 평면도를 본다고 하지 않고 읽는다고 해야 정확한 말이 된다. 그것은 평면도를 선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그림으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적혀 있는 건축가의 사유를 읽어 내야 그 평면도에 표기된 삶의 조직이 이해가 된다는 뜻이다. 건축가의 그림은 그의 사유를 어떻게 잘 나타내느냐에 그 가치가 있다.”
건축이 인문학과 통한다면? 그것은 건축가에게도 문학적 상상력롸 논리력, 역사에 대한 통찰력, 그리고 사물에 대한 사유의 힘이, 이웃의 삶에 대한 애정과 존경이 필수불가결한 것이므로.
혁명, 항상 새로울 수 있는 길, 일신우일신의 근원은?
‘당신은 시를 어떻게 쓰는지 알지만 나는 시를 왜 쓰는지 안다’
“건축 설계라는 일은 끊임없이 다른 사물과 만나는 작업이다. 새로운 설계를 할 때마다 다른 땅과 다른 사람들을 만난다. 당연히 새로 짓는 집은 새로워야 함에도 우리의 도시에는 얼마나 낡은 정신으로 짓은 집이 많은가. 가진 재산을 다 동원하여 보다 새롭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이들에 대해, 건축가가 더욱 새롭고 행복한 꿈을 꾸지 않으면 그 집은 죽은 집이며 그는 그들을 배반한 꼴이 된다.”
건축이란 무엇인가, 한다마디로 하면 ‘우리의 삶을 조직하는 것’이 건축이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게 건축의 설계이다. … 건축은 ‘공간’에서 본질적인 힘을 얻는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를 지속시키는 것은 공간의 힘이며 그 공간의 법칙은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결국 우리를 변화시킨다.(승효상: 64)
“공간의 법칙은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결국 우리를 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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