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야기

[스크랩] [충북인뉴스 퍼옴]이게 진짜 동네축제라오

추바이 2011. 6. 13. 00:07

이게 진짜 동네축제라오
청주시 산남동 ‘두꺼비생명한마당축제’ 성료
2011년 06월 02일 (목) 10:51:08 충북인뉴스 cbi@cbinews.co.kr

[두꺼비마을신문] 동네마다 우후죽순 격으로 동네축제가 열리던 시절이 있었다. 일부 동에서 자생적 축제를 기획해 흥행에 성공하고 청주시의 지원까지 받자 너도나도 예산을 달라며 손을 벌렸고, 내용은 주민 장기자랑에 경로잔치가 전부였다.
급기야 2006년에는 축제를 여는 동이 22개로 늘었고 예산도 1억5000만원을 넘어서자 2007년 의회 심의과정에서 전액 삭감되는 운명에 처해졌다. 지금은? 껍데기 축제는 가고 알맹이만 남았다. 그 중에 하나, 두꺼비마을신문을 중심으로 주민축제를 개최한 산남동 이야기 소식을 두꺼비마을신문의 시각으로 전한다. 연인원 5000명이 참여한 산남동 축제는 주민 참여도와 환경테마를 특화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편집자>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 원흥이방죽 인근 법원, 검찰청 앞에서 ‘2011 두꺼비생명한마당’ 축제가 5월28일 열렸다. 제8회 두꺼비생명한마당은 산남동을 대표하는 주민자치위원회, 자발적 협의체인 산남두꺼비생태마을주민협의회, 2003년부터 두꺼비 살리기 운동을 진행해 온 원흥이생명평화회의가 공동으로 준비하는 민관협력의 새로운 방식으로 준비됐다. 4월 초부터 모두 7번의 회의를 거쳐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축제’라는 기치 아래 청주를 대표하는 친환경 축제를 준비한 것이다. 주제는 ‘두꺼비와 공존하는 녹색도시 만들기’였다.

두꺼비처럼 느리게 동네한바퀴오전 9시40분, 풍물패를 선두로 만장기와 300여명의 지역주민들이 우리 마을 느리게 걷기를 진행했다. 검찰청 앞 다리에서 출발해 계룡, 현진에버빌아파트 사이의 보행자도로를 지나 산남천을 따라 올라와 푸르지오 아파트 앞에서 다시 검찰청으로 이어지는 1시간의 걷기였다. 산남천을 지날 때는 산남천이 1급수로 되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천을 정화시키는 흙공 800여개를 던졌다. 1월에 이사를 와 처음 마을길을 걸어 보았다는 한 참가자는 “마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며 즐거워했다.

공존 선언문 발표와 줄댕기기

오전 11시, 무대에서는 기념식이 열렸다. 이 마을이 자연의 생명들이 어우러져 숨 쉬고 노닐면서 즐거운 삶터를 이루던 곳임을 잘 알고 옛사람들이 두꺼비를 내 몸처럼 여기고 모시며 슬기롭게 세상을 살아왔듯이, 우리도 그렇게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가고자 선언하는 자리였다.

이에 앞서 한범덕 청주시장은 축사에서 “이 마을은 마을신문을 발행하는 등 진정한 의미의 주민자치가 실현되는 곳”이라며 “다른 동축제와 달리 새로운 아이템들이 많아 다채롭다”고 평했다. 곧이어 원흥이 줄댕기기 행사에서는 산남동 윗동네, 청주시 흥덕구 시민들이 두 판을 모두 이겨 2:0으로 끝났다.

제3회 두꺼비 그리기 대회 성황

‘두꺼비생태공원의 상징물 그리기’로 진행된 이번 그림 그리기대회는 총 353명의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이 참여해 내덕초 2 나윤지, 경산초 4 송재민, 모충초 5 박혜정 어린이가 대상인 청주시장 상을, 율량초 2 정서이, 산남초 4 박건필, 경산초 5 김현정 어린이가 금상인 청주교육장상을 수상했다. 이외에 남들어린이집 박가연 어린이 등 10명이 입선을 하는 등 산남동을 넘어 청주시 전체의 그리기대회로 마무리 되었다.

   

주민이 주인공, 다채로운 공연

오후 2시에는 산남초, 샛별초, 산남중, 세광중, 충북고 학생들이 ‘우리는 미래의 희망이다’라는 주제로 공연을 벌였다. 축하공연으로 현도정보고등학교 학생들의 ‘낙랑18세’팀이 흥을 돋웠다. 오후 4시부터는 민족 춤패 ‘너울’의 춤 공연과 주민자치프로그램(풍물, 요가, 라틴무브, 합창단)과 우리지역 미음의 국악공연, 국악계의 소녀시대로 일컬어지는 미즈의 공연이 펼쳐졌다. 두꺼비앙상블의 합창과 밴드공연을 통해 문화공연에 목말라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었다.

   
야외영화의 감동 ‘그대를~’

최근 상영작이었던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35mm 영사기로 상영되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제에는 마을주민과 청주시민 등 1200여명이 참여했다. 영화도 좋았지만 야외영화관의 정취는 황홀감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두꺼비와 함께 살아가는 생태마을 만들기’라는 글귀 아래 수만 마리의 새끼두꺼비가 올라가는 그림이 그려진 휘장은 개발 이전의 마을 모습을 담아낸 것이어서 주민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너무나 완벽한 체험부스

태양열 조리기에서는 계란프라이가 지글지글 익고, 잔디가 자라는 개구리 만들기, 천연화장품 만들기, 두꺼비 자연물 만들기, 텃밭주머니 만들기, 떡 체험 등 체험부스에는 많은 시민들이 줄지어 참여했다. 뭐니뭐니 해도 솜사탕 기계 앞에 줄이 가장 길었다. 두꺼비마을 8개 아파트주민들이 펼친 벼룩시장에는 운동화에서부터 책까지 다양한 재활용물품이 등장해 순식간에 새로운 주인을 찾아갔다. 두꺼비생태문화관에서 진행한 한국의 개구리 특별전, 잠자리 전시회는 흔히 보지 못하던 개구리와 잠자리를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녹색청주 대표할 원흥이를 주목하라
조현국·2011 두꺼비생명한마당 집행위원장

   
“행사 규모가 원래 이렇게 컸어요?” 지난 5월28일 토요일, 올해로 8회째를 맞는 두꺼비생명한마당에 참가한 주민자치위원들은 수많은 체험부스를 보고 모두 놀라는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양열 조리기 시연, 곤충목걸이 만들기, 텃밭 주머니 만들기. 친환경농산물 직거래 장터, 아파트 주민들이 참여해서 진행한 벼룩시장 등 체험 행사만도 40여개가 넘었다. 게다가 ‘동네한바퀴 느리게 걷기’로 시작한 주요 행사는 두꺼비와의 공존 선포식, 원흥이생명 줄댕기기, 어린이·청소년들의 공연마당 ‘우리는 미래의 희망’, 주민참여 공연과 전통문화 공연으로 꾸며진 환경음악제, 봄밤 ‘두꺼비마을극장’으로 이어졌으니 이 정도면 동 단위 규모의 행사를 넘어선 것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두꺼비생명한마당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분포를 봐도 마찬가지다. 낮에 진행되는 행사엔 서울 등지에서 온 외지인이 훨씬 더 많았고, 두꺼비 캐릭터 그리기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 대부분은 다른 동네 사람들이었다.

“산남동 주민들만 참가하지 않고 다른 동의 주민들, 학생들이 참가해서 더 의미가 있게 느껴졌어요. 우리 마을 두꺼비생명한마당 축제가 청주시 지역 전체로 발전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우리 동네에 사는 한 주민은 참가 소감을 밝혔는데, 이는 장차 두꺼비생명한마당이 나아갈 방향을 주민들 스스로가 감지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꿈은 이루어지지만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성취되는 건 또한 아니다. 청주시민들이 뿌린 ‘두꺼비생명한마당’의 씨앗을 8회째 마을주민들이 온몸으로 이어가고 가꾸어가는 건 언제가는 이 한마당이 청주를 대표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환경축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인한 것이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명제를 우리 마을 특색에 맞는 축제를 통해 실현해보고자 것이다. 그런데 실제 행사를 집행해보니 주민자치의 형태로만 지속되기엔 여러 가지 한계가 예상된다. 가장 큰 문제는 행사 비용 문제다.

올해 두꺼비생명한마당은 다행히도 주민 분담금과 상가 후원금으로 충당됐다. 산남동 주민자치위원, 주민협의회, (사)두꺼비친구들 등 주최 측에서 각각 300만원씩, 그리고 산남동통장협의회, 상인연합회, 아파트부녀회연합회 등 직능단체 및 자생주민 조직 등이 십시일반 행사비를 거들었고, 부족한 부분은 산남동 상가의 후원으로 메워졌다. 이러기를 벌써 4회째다. 올해는 그나마 주민자치위원회와 직능단체들이 거들어서 그나마 수월했다.

따라서 지금 보다 더 충실한 두꺼비생명한마당을 기획하고 추진하려면 상가후원금에 의지하고 있는 재정 구조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주민들의 활기찬 문화적 상상력에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물질적 지원의 결합이 절실하게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될 때 구룡산 원흥이방죽과 그곳에 사는 두꺼비들은 사람들에게 환경·생명·공동체(상생)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일깨워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것을 기반으로 전국적이고 세계적인 대표적인 생태환경축제 모델이 되어 ‘생태 관광’ 자원으로도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충청북도의원 이광희의 우리동네 이야기
글쓴이 : 두꺼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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